생활 기록

이 기록을 누가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끼게 된 이유

write-lab 2026. 2. 7. 09:30

이 기록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누군가가 읽을지, 읽지 않을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남겨두고 싶어서 쓰고 있었고, 공개된 공간에 올린다는 사실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록이 조금씩 쌓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 글을 누가 볼까”보다 “이 글을 왜 남기고 있는가”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됐다.

기록을 남기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한 조용한 책상 풍경


처음에는 은근히 의식하고 있었던 것들

솔직히 말하면,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문장이 너무 개인적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의미 없이 흘러가는 글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괜히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누군가 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글의 방향을 조금은 잡아주고 있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기록이 쌓이자, 시선이 조금 바뀌었다

기록이 늘어나면서 글 하나하나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 편으로 모든 걸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고, 이 글이 전부가 아니라는 감각이 생겼다.

그때부터는 이 글을 누가 어떻게 읽을지보다 지금의 생각을 남기는 게 더 중요해졌다. 읽히는 글보다 남겨지는 글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독자를 기준으로 삼지 않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보이지 않는 독자를 기준으로 글을 조정하지 않게 됐다.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을 덧붙이기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적는 쪽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글을 더 솔직하게 만든 건지, 더 담백하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적어도 쓰는 과정은 이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기록의 기준이 바깥에서 안으로 옮겨졌다

이 변화는 글의 형식이나 문체가 바뀌어서 생긴 건 아니었다. 기록의 기준이 ‘누가 볼까’에서 ‘내가 남기고 싶은가’로 조금씩 옮겨졌을 뿐이다.

그 기준이 자리 잡고 나니,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체로 남아 있어도 괜찮다는 감각이 생겼다.


이 글도 그런 기록 중 하나다

이 글 역시 읽히기 위해 쓰인 글이라기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남겨두기 위해 쓰인 기록에 가깝다. 앞으로 이 기록을 누가 보게 될지, 아니면 아무도 보지 않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적어도 지금은, 누가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끼게 된 이 마음을 이렇게 적어두고 싶었다.